전기차는 발화·폭발로부터 안전한가?

작성자
koev02031
작성일
2020-07-02 10:04
조회
13
포르쉐(Porsche)의 첫 전기차인 타이칸(Taycan)이 2020년 2월 폭발 사고를 일으켰다. 미 플로리다 주택가 차고에서 충전을 하다가 폭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당시 자동차는 물론이고 차고도 전부 불에 탔다.

전기차 배터리 팩의 전압은 360V이다. 각형 전지는 3.75V 전지를 96개 직렬연결한다. 파우치 전지를 사용한 배터리 팩에는 288개의 전지가 들어간다. 파우치 전지는 두께를 6~8mm 이상으로 할 수 없기에 각형 전지보다 용량이 작다. 그래서 파우치 전지는 3개를 병렬연결하여 용량을 늘린다. 포르쉐의 타이칸은 급속 충전을 위해 배터리 팩의 전압을 800V로 높였다. 급속 충전이 가능하도록 하려면 용량에 대한 욕심은 버려야 한다. 급속 충전과 용량은 Trade-off 관계로 하나를 위해서는 나머지 하나를 희생해야 한다. 그러나 포르쉐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1회 충전 후 주행 거리를 늘리기 위해 다른 전지보다 에너지 밀도를 더 높인 것이다.

전지 발화의 근본적인 원인은 자동차 회사나 Major OEM의 지나친 욕심이다. 2016년 삼성전자 Galaxy Note7의 발화 사고도 3,500mAh라는 도달하기 힘든 용량을 요구한 삼성전자의 욕심이 핵심 원인으로 지적된다. LG전자의 스마트폰은 3,200mAh였고, Apple의 iPhone은 2,900mAh 밖에 안 됐으니 삼성전자가 삼성SDI에게 얼마나 무리한 요구를 한 것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포르쉐 타이칸에서 요구한 고성능의 전지를 만드는 것은 LG화학의 몫이었다. LG화학은 용량을 늘리기 위해 흑연 음극에 산화규소를 넣는다. 산화규소는 대주전자재료가 공급했다. 전지가 충전 중에 발화∙폭발을 일으키면 전지와 충전 시스템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LG화학으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전지의 발화∙폭발 사고가 나면 공정 중 과다한 금속 이물 혼입이라든지, 공정상 실수를 원인으로 내세우면서 적당히 넘어갈 수 있다. 전지에 금속 이물을 의도적으로 많이 넣은 후 혹사 조건에서 시험하면 발화∙폭발이 일어난다. 이때 발화 현상이 대부분의 필드 사고에서 발생한 전지 발화 양상과 비슷하다. 그래서 재현성 실험을 통해 금속 이물을 원인으로 몰고 갈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필드 사고는 소재나 전지 설계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금속 이물이나 공정상 실수로 인한 전지 발화의 경우 해당 Batch만 Ship-back하면 상황이 종료된다. 그러나 전지 소재나 전지 설계가 원인이라면 리콜해야 한다. 전지 회사가 감수해야 할 리콜의 후유증은 어마어마하다.

포르쉐 타이칸처럼 배터리 전압을 높이고, 용량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소재를 사용한 경우에는 전지 소재와 전지 설계의 변화가 명확하므로 금속 이물이나 공정상 실수로 몰고 가기 어렵게 된다. 그래서 전지 회사는 시범 사례가 되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 잘못했다가는 모험적인 시도의 희생양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휴대용 전자기기용 소형 리튬 이온 전지는 1991년 상업화된 이후 10년간 무사고를 기록했다. 2001년 휴대폰과 노트북에서 전지 발화∙폭발이 실제로 일어날 때까지 전지에 불이 난다는 것은 상상속의 이야기로만 생각했다. 2000년부터 작동시간을 늘리기 위해 용량 경쟁을 하면서 전지가 불이 나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그제서야 전지의 위험성을 실감하게 된다.

전기차 폭발 사고, 국내 ESS 화재와 같은 안전성 문제는 중대형 전지 산업에 악재가 되고 있다. 휴대용 전자기기용 소형 전지의 역사를 보았을 때 지금은 중대형 전지에서 이런 사고가 날 시기가 아니다. 전기자동차용 전지는 엄격히 말하면 아직 본격적인 양산 단계도 아니다. 전지가 표준화되기 전까지는 본격적으로 양산이 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굴하고 너무 잦은 빈도로 발화∙폭발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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