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사업 분사를 계획하는 LG화학이 갖추어야 할 것

작성자
koev02031
작성일
2020-09-07 17:35
조회
6
전지사업 분사를 계획하는 LG화학이 갖추어야 할 것
전지 역사를 볼 때, 전지 사업은 어느 정도 성장하면 나가서 독립한다. 전지는 발화, 폭발의 위험이 있어서 사고가 났을 때 다른 사업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안전망이다. 이런 전통은 발화의 위험성이 거의 없는 니카드전지 시대에 시작됐다. 발화, 폭발의 속성이 있는 리튬 이온 전지 시대에는 전지 사업의 독립은 선택 사항이 아닌지 모른다. 2003년 5월부터 삼성SDI의 전지가 HP(Hewlett Packard) 노트북에서 발화 사고를 일으키자 삼성은 삼성전자의 브랜드 보호를 위해 삼성SDI를 희생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그 당시 삼성SDI의 주력 사업은 디스플레이였기 때문에 그런 조치는 하지 않았다. 삼성SDI가 지금처럼 전지만 했다면 삼성이 결단을 내리기 쉬웠을 것이다.

삼성SDI는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자연스럽게 전지 회사가 됐다. 2014년 제일모직을 흡수합병하면서 전자 재료 사업이 있기는 하지만 규모가 크지 않다. LG화학과 SK innovation은 아직 전지사업이 하나의 사업부로 되어 있다. LG화학은 이제 전지 사업이 나가서 따로 살 때가 됐다고 생각하여, 전지 사업을 분할하려고 한다. 2019년부터 나온 이야기이지만 지금은 구체적인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1년에는 LG에서 전지만 하는 회사가 나올 것 같다.



에너지 종합 메이커를 지향했던 삼성SDI

삼성SDI는 디스플레이 사업이 급격히 위축되자 2004년 전지 회사가 아니라 에너지 종합 메이커를 목표로 하였다. 2004년 삼성SDI가 그린 그림은 원론적으로는 맞다. 전지 회사로 독립하기에는 삼성SDI가 가지고 있는 것이 너무 빈약했다. 전지 회사로 독립하려면 리튬 이온 전지 전문 메이커로는 곤란한 점이 많다. 시장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아, 경영 실적의 오르내림이 너무 커진다.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전지 회사로 독립하려면 전지 종합 메이커가 되어야 한다. 건전지, 알칼리 전지와 같은 1차 전지부터 니카드전지, 니켈 수소 전지도 같이 만들어 제품의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야 한다. 삼성 SDI는 태양광 개발도 하고 있었으므로 전지 종합 메이커보다는 에너지 종합 메이커로 가는 길이 더 쉽다고 생각했다. 에너지 종합 메이커로 가기 위해 연료전지 개발팀을 급하게 만들어 노트북용 휴대용 연료전지 개발을 한다. 2006년 무리한 시도였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120명의 연료전지 개발팀을 해체한다. 삼성SDI의 에너지 종합 메이커 계획은 2년만에 중지된다. 2007년 이후 전략의 수정은 없었다. 그냥 보류 상태이다.



전지사업의 자생력 확보가 필요한 LG화학

LG화학은 리튬 이온 전지 하나를 가지고 전지 회사로 독립하려고 하는 것 같다. 이렇게 하려면 리튬 이온 전지 관련 고유 기술이 많아야 한다. 전지 분야에서 특허료 수입도 상당 수준이 되어야 한다. 세대를 구분할 수 있는 소재 기술도 보유해야 한다. LG화학은 화학 회사이지만, 전지 제조 기술에 의존하는 사업을 하는 회사로 분류할 수 있다. 전기자동차용 중대형 전지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전지 회사로 독립해야 하는 것은 SK innovation도 마찬가지이다. SK innovation은 전기자동차용 파우치 전지만 만든다. LG 화학보다 제품이 더 단순하다.

전지 회사로 독립하려면 자생력이 있어야 한다. 삼성SDI와 LG화학은 회장 과제라는 보호막 아래서 사업을 했기 때문에 다른 사업부와 비교하여 혼자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떨어진다. 들어간 돈 대비 번 돈이 너무 초라하다. 삼성SDI는 전자 회사 특유의 악착 같은 근성으로 LG화학보다 사정이 좀 나은 상태이다. 삼성SDI는 2000년 7월 전지 사업을 시작했다. 전지 사업 2년째인 2002년에 흑자를 낼 수 있었다. 2002년 11월에 일어난 믹서 품질 사고만 아니었다면 흑자가 가능했다. 2002년 10월까지 흑자였다. 삼성SDI는 싼 소재를 사용하여 전지를 만들어 비싸게 판다. 그래서 흑자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저가 원료를 사용해 고성능 전지를 만드는 능력이 삼성SDI의 가장 큰 장점이다.

LG화학은 2020년 전기자동차용 전지에서 최초로 분기 흑자를 냈다. 2000년 전기자동차용 전지를 시작한지 20년만의 일이다. 이것에 고무되어 전지 사업 분할 작업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2020년 LG화학의 흑자는 중국향 Tesla 자동차와 관련이 있다. 이 시장에 경쟁사가 들어오는 순간 흑자는 적자로 바뀔 수도 있다. 아직까지는 불안한 흑자이다. LG화학은 삼성SDI와 비교하여 비용이 높은 편이다. 전지 사업 초기에는 적자가 너무 과도해서 연구 개발비를 다른 사업부에서 부담한 적도 있다. LG화학처럼 규모가 큰 회사에서는 가능한 일이다.

LG화학의 전지 사업이 독립된 회사로 성공하려면 인건비를 대폭 줄여야 할 것이다. LG화학은 가장 화려한 연구 개발팀을 가지고 있다. 전지 연구소에는 국내외 경쟁사와 비교하여 고급 인력들이 상당히 많다. 전지 회사로 독립하면 연구 개발 인력이 비대하다는 것은 장점이 아니라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 있다. 연구 인력을 소수 정예화해야 홀로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이 생긴다. 2001년 LG화학의 전지 사업은 위기였다. 제조도 문제였지만 특히 품질 관리 때문에 고객사에서 아우성이었다. LG는 전지 사업을 LG화학에서 LG전자로 이동시키려고 한다. 이때 문제가 됐던 것이 전지가 LG전자로 가면 LG화학과 같은 화려한 연구 개발팀을 유지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LG는 실리보다는 화려함을 선택했다.



전지 사업은 외로운 늑대

LG화학이 전지 사업을 분할한다면 SK innovation도 전지 사업을 독립시킬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전지 사업은 외로운 늑대의 속성을 갖고 있는 사업이다. 혼자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어야 한다. 전지 사업과 회장 과제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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