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innovation의 전지사업에 대한 제언

작성자
koev02031
작성일
2020-09-10 13:13
조회
9
SK innovation의 전지사업에 대한 제언
SK innovation은 중국에 연 1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신설하고, 헝가리 코마롬에 제 3공장 건설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SK innovation은 선발업체와 제조 경쟁을 하고 있지만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내세우는 것이 없다.



LG와 삼성의 전지사업 이력

LG는 1996년 4월 전지 사업을 LG금속에서 LG화학으로 이관한다. 이때 LG금속에서 온 인력과 LG화학에서 전지 사업을 받은 인력을 포함하여 2000년까지 LG화학 전지사업부와 연구소에서 근무한 인력을 전지 사업 초창기 멤버라고 한다. LG화학은 전지 사업 초창기 멤버들이 거의 대부분 지금 LG화학에 근무하고 있다. 안정된 근무 환경이 LG화학의 큰 장점이다. 신입 사원이 정년 퇴임할 때까지 계속 다닐 수 있는 직장은 이제 많지 않다. LG화학이 대표적인 회사이다. LG화학 전지 초창기 멤버들이 전지 사업 전략을 결정하고 사업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는 SK innovation의 전신인 유공 출신도 포함되어 있다.

삼성SDI는 PDP(Plasma Display Panel) 사업을 철수하면서 많은 인력이 전지사업부로 왔다. 삼성전자에서도 인력들이 합류했다. 2014년에는 제일모직과 합쳐지면서 제일모직의 문화도 흡수했다. 이렇게 다양한 기업 문화를 갖고 있는 인력들이 모였지만, 삼성SDI의 전지 사업 문화는 변화가 없다. 1996년부터 일본 기술자가 계속 합류하면서 삼성SDI 전지 사업 고유의 문화를 형성하고 사업 전략을 확립했다. 삼성SDI는 1970년 일본 NEC와 합작법인을 만들어 브라운관 사업을 한 회사이므로 일본 기술자에 대한 거부감이 별로 없다. 삼성SDI는 1970년대부터 물리학과 수학 전공자들이 핵심을 이루었다. 이런 전통이 남아있어서 지금도 전지사업부에서 인력을 뽑을 때 어느 분야이든지 물리학과 수학 전공자는 반드시 포함시킨다. 물리학과 수학 전공자가 가장 크게 활약할 수 있는 회사가 삼성SDI이다.

삼성SDI와 LG화학은 이처럼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기업 문화와 전략을 가지고 전지 사업을 하고 있다. 그래서 쉽사리 무너지지 않는다.



SK의 전지사업 이력

SK는 1990년대 비디오 테이프 제조 업체인 SKC에서 전지 사업을 했다. 비디오 테이프 제조 공정과 전지 전극 제조 공정은 비슷하다. 비디오 테이프 사업을 하고 있던 Sony의 비디오 테이프 제조 공정을 그대로 모방하여 리튬 이온 전지 전극 제조 공정을 설계했다. SKC의 비디오 테이프 제조 기술은 LG전자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SKC는 우수한 전극 제조 기술로 일본 기술자의 도움을 받은 삼성SDI, LG화학과 경쟁할 수 있었다.

강원도 춘천에 있는 태일정밀은 미국 Polystor에서 전극을 받아 18650 원통형 전지를 만들어 다시 Polystor에 공급하는 사업을 하고 있었다. 태일정밀은 모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전지 사업을 포기한다. 1997년 LG 구본무 회장의 지시에 따라 LG화학은 태일정밀 인력을 확보하려고 한다. 태일정밀은 전원이 움직이는 Package deal을 제시했다. LG화학과 협상을 하기 전에 SKC와 계약한 1명을 제외한 전원이 LG화학으로 온다. 태일정밀에서 전지를 만들어 본 인력이 SKC에 합류하자 SKC 전지 사업은 활기를 띠는 듯했다. 그러다가 1997~1998년 IMF 금융 위기로 대부분의 SKC 전지 사업 인력은 퇴사한다. 태일정밀에서 온 인력이 전지 사업을 이끌면서 지금의 SK innovation까지 연결되고 있다.



SK innovation에 대한 제언

SK innovation은 2007년 12월 전기자동차용 전지 사업 진출을 선언한 이후에도 실무자 위주로 전지 인력을 채용했다. 전지 사업의 전략을 잡고, 개발을 주도하는 책임자 급의 인력은 거의 채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SK innovation의 전지나 전지 사업이 뚜렷한 특징이 없는지도 모른다. 비슷한 경험을 가진 인력들이 수평 조직을 이루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하다. 전지 사업 경험이 많은 회사라면, LG화학에서 비슷한 경험의 인력을 70명 이상 뽑지 않는다. 3~5명 정도 뽑아 핵심이 되는 업무에 투입하면 되기 때문이다. 사업 경험이 있는 전문가는 일의 순서를 안다.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다. 이런 사람이 있어야 소수 정예화를 하면서 후발업체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

리튬 이온 전지는 Pilot plant에서 성능이 검증되었다고 양산 공장을 건설해서는 안 된다. 공정 운영 시나리오와 품질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경험이 많은 전문가도 필요하다. SK innovation과 LG화학의 소송 문제가 어떻게 결말이 날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끝날 것이다. 소송 문제가 일단락되면 SK innovation은 일본 기술자를 2~3명 확보하여 공정 운영 시나리오와 품질 관리 시스템 구축을 하면서 전지 사업을 새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할지도 모른다. 리튬 이온 전지는 일본에서 만든 일본 토종 전지이다. 일본 기술자는 우리보다 훨씬 경험이 많다.

2008년 삼성SDI는 Ford와의 관계를 어렵게 끊고 독일의 Bosch와 SBL이라는 전지 회사를 만들었다. Ford는 삼성SDI의 대안으로 SK 에너지(現 SK innovation)를 생각했지만, SK 에너지가 정유 회사라는 것을 알고는 협력 방안 추진을 포기한다. 정유 회사와 같은 문화에서는 전지 사업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 Ford의 경험에서 우러난 결론이었다. 이것도 SK innovation이 풀어야 할 과제이다. SK innovation은 이런 잠재적 문제를 인식하고 2010년 SK 에너지를 SK innovation으로 바꾸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회사 이름을 바꾸었다고 기업 문화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시장은 알고 싶어 한다. SK innovation이 왜 파우치 전지를 목표 전지로 선정했고, 원가 구조상 어떤 경쟁력이 있는지를. 어떤 차별화 핵심 요소 기술이 있으며, 5년 후에는 어떤 기술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인지를. 앞으로 얼마나 많은 공장에서 얼마나 많은 전지를 만들 것인지는 관심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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